Project Description

<포스트 일루전> 전시에 초대합니다.

조은숙 갤러리는 <포스트 일루전> 전시를 구성하였습니다.

‘포스트 일루전’은 포스트모더니즘이라 일컫는 광범위한 징후들 중에 미니멀리즘 이후 사건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일루전(Illusion. 환영)은 예술의 중심문제입니다. 곰브리치는 『예술과 환영』에서 작품이 구성되는 근본 토대에 환영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환영의 문제로 볼 때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60년대 형성된 미니멀리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니멀니즘은 환영을 최소한(minimal)으로 축소하여 작품에서 발생될 수 있는 모든 의미의 구성을 배재하려 했습니다. 일종의 비-의미 혹은 의미의 무화(無化), 무의미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기성의 의미체계에 물들지 않는 순수한 미술의 무엇만을 부각시키려는 순수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영으로 인해 구성되는 모든 의미가 부정 되고 남는 것을 ‘고유한 예술 자체’로 여기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신호탄은 프랭크 스텔라의 검은 선으로 이루어진 화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영이 제거되어 의미가 축소된 물질덩어리는 관객과 소통을 어렵게 만들면서 미술이 무엇인지, 작품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의미’란 무엇보다 소통의 단위이자 삶의 무늬이기 때문에 이런 근본적인 질문은 삶속에서 예술의 지위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미니멀리즘은 모더니즘의 정점을 찍으며 그 이후(post)의 문제를 열어놓은 사건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은 미니멀리즘 이후, 일루전이 어떻게 화면에서 되살아나는지, 이 일루전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의미에서 새로운 의미로 넘어가는 <포스트 일루전> 展에서 우리 작가들의 고유한 질문에 함께 답해주시기를 청합니다.